주민자치회는 주민의 대표성을 바탕으로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주민의 대표조직으로서, 주민의 실질적 생활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읍⋅면⋅동 단위에서 주민자치 활동을 수행하는 주민조직이다. 기존에도 주민자치회와 유사한 조직으로 읍⋅면⋅동 단위의 주민자치위원회가 있었지만, 주민자치위원회가 읍⋅면⋅동 차원의 자문기구 성격이었다면, 주민자치회는 주민 대표성을 바탕으로 더 많은 자치 권한을 가지는 명실상부한 주민 대표조직으로 제시된다. 최근 자치분권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경기도에만 198개소의 주민자치회가 설치될 정도로 크게 확산된 주민자치회는 주민자치 영역에서의 새로운 가능성을 실현할 것이라는 기대와 또 다른 제도로 그칠 것이라는 우려를 동시에 받고 있다.
일반 주민들은 이와 같은 주민자치회의 제도화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우리 주변에서 함께 생활하는 일반 주민들은 다양한 정책 홍보 등을 통해 주민자치회에 대해 어느 정도 들어본 경험을 가지고 있지만, 정책의 필요성 등에 대해서는 유보적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주민들이 주민자치회에 대한 판단을 보류하는 데에는 주민자치회를 통한 실질적 효과를 체감하거나 직접적인 경험 정도가 미흡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따라서 주민자치회가 보다 많은 주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제도에 대한 안착과 홍보를 넘어서 실제 주민들이 주민자치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인하는 제도적 방안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주민자치회는 그 자체로 완결되는 종착점이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내는 출발점으로 인식될 필요가 있다. 주민자치회가 마을, 지역 안의 다양한 논의를 담아내는 큰 용광로처럼 운영되기 위해서는 지역 안의 다양한 정책들이 주민자치회의 공론장 안에서 활발하게 연계되어 논의되도록 관련 제도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 최근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도시재생, 사회적경제, 공동체 등의 문제 등이 주민자치회라는 공간을 통해 다양한 주체들을 모으고, 융합적 논의로 이어져야 한다. 주민자치회가 마을 단위의 대표적 주민조직, 공론장으로 기능할 때, 주민자치회는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우리 삶 속에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주민자치회의 활성화는 궁극적으로 주민이 주인되는 주권을 실현하고, 지방정부 차원, 우리가 생활하는 마을 차원의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방향으로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